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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호 작성일21-01-09 14:28 조회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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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누구의 나라일까? 과연 미국은 '인민'이 세우고 '인민'의 주권이 행사되는 진정한 '인민'의 나라일까? 헌법에 명시되었으니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이건 누구의 말인가. "87년 전...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 이라는 서두로 시작하는, 그 유명한 링컨의 게티즈버그(Gettysburg) 연설의 한 문구다.

이 연설은 게티즈버그 전투가 있고 난 뒤 4개월 후에 전장에 세워진, 전몰 장병을 위해 꾸려진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행한 연설의 일부였다. 자신이 직접 연설문을 작성했다고 알려진 링컨의 연설은 아마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문구이자 가장 많이 인용될 것이다.

이 문구는 이제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답고 명쾌하게 정리된 민주주의 개념을 가진 나라가 미국이라고 모두가 믿고 싶겠지만, 과연 미국인이 정말 '인민'의 나라인지 곱씹어 보게 된다. 조금이라도 양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미국은 '인민'과는 거리가 멀고 아예 인연이 없다고도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미국은 누구의 나라일까? 미국을 조금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링컨의 연설 문구만큼 단순하고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다. 미국은 부자와 기업의 나라이고, 엘리트의 나라다. 정치 엘리트, 관료 엘리트, 군사 엘리트 그리고 대중문화의 엘리트가 주권을 장악하고 행사하며 대부분의 정치적 문화적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부자와 기업, 엘리트의 나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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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경기부양법 서명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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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만큼 주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미국에서의 주권은-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마치 자동차를 살 때 선택하는 옵션 조항 같다. 주권의 종류가 세분화되었고(이것은 끝없는 현재 진행형이다) 사용 방법도 제각각이다. 흥미로운 것은 업그레이드와 다운그레이드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부분이다. 부를 얻으면 주권의 질은 상승하고 부를 잃으면 하락한다. 우리는 이렇게 발생하는 현상들을 가리켜 통칭해서 '자유'라고 부른다. 즉 '자유'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재량권이 각자에게 주어진다.

미국이 계급사회라는 것은 누구에게 물어도 "당연하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문제는 논리의 모순이다. 건국이념에서도 그렇고 헌법에서도 그리고 링컨의 연설에서도 미국은 평등의 사회이어야 하는데, 그런데 그렇지 않다. 건국 이래 지금까지 평등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평등해질 것 같지도 않다.

'평등 사회'라는 게 미국에선 마치 이상 사회를 묘사하는 것처럼 실현 불가능하다는 관점이 널리 퍼져있다.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 몇몇 계급이 매우 이기적으로 자유의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원 자리도 돈으로 살 수 있다?

2019년 8월 28일 조지아주 연방 상원 '죠니 아이잭슨(Johnny Isankson)'은 신병을 이유로 사임을 표명했다. 2004년, 2010년 그리고 2016년까지 세 번의 연임을 거치면서 입지가 단단해진 중진의원이 돌연 사임을 선언한 것 자체가 쇼킹한 사건인데 진짜 세상을 놀라게 한 뉴스는 그다음이었다. 그는 주 법에 따라 주지사에게 후임자를 지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부터 지명은 합리적인 수순을 밟았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12월 4일 조지아주 주지사 '브라이언 캠프(Brian Kemp)'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의외의 인물을 상원의원으로 지명했다.

바로 그녀가 이틀 전 상원의원 재선거에서 초선이나 다름없는 민주당 후보 '라파엘 워녹(Raffael Warnock)'에게 0.6%의 차이로 패배한 '켈리 로플러(Kelly Loeffler)'였다. 그녀가 상원 의원으로 지명된 사건은 많은 논란을 야기시켰다. 이전까지 그녀는 여성 사업가로서 이름이 꽤 알려져 있었다. MBA 과정을 수료하고 곧바로 몇몇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 꽤 잘 나가는 투자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곳에서 최고경영자이자 소유주인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 부분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그녀의 행보는 억측과 무리수로 가득 차 있다. 그녀가 처음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것은 2014년으로 추정된다. 연방 하원 또는 상원 선거에 후보로 등록했으나 예비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2019년 12월에 혜성처럼 나타나 연방 상원 지명자로 대중 앞에 나선 것이다. 언론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그녀의 등장에 주목했지만, 비판 일색이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어리둥절케 한 것은 그녀의 출생지역이었다. 일반적으로 연방 상원 의원은 그 지역에서 출생한 토착민이 출마하는 것을 관행으로 여겼다.

그녀는 일리노이즈(주)출신이고 결혼 전까지는 시카고 등지에서 줄곧 활동했었다.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이 일천했던 것은 그다음 논란거리였다.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정치 엘리트들이 집단으로 반발했고 지역 언론 역시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당의 지도부와 당사자인 주지사 '브라이언 캠프'와 사임을 표명했던 전 상원 의원 '죠니 아이잭슨'은 짐짓 모른 체하며 그녀의 지명을 공고히 했다. 언론이 줄곧 파헤쳤던 비리는 주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막대한 부를 동원해 상원 자리를 돈 주고 샀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확인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그녀가 단숨에 상원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남편이 십여 년간 공들였던 기부금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선거 결과는 참담했다. 박빙의 차이로 탈락했으니 그 참담한 심정이야 오죽하랴... 이제는 끈 떨어진 갓 신세로 전락했지만, 그녀가 상원 의원직을 수행하던 지난 1년간 그녀는 미국 역사상 재산이 가장 많은 상원 의원으로 기록되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미국 민주주의에 먹구름 드리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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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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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6일(현지 시간)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에는 새벽부터 빨간색 모자를 쓰고 사냥할 때 입는 위장무늬로 가득한 재킷을 걸친 데모 군중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오가 다 돼 갈수록 시위대가 불어났고 의사당을 경비하던 경찰 역시 그 수를 늘려가며 대오를 갖추기 시작했다.

산발적으로 구호를 외치거나 깃발을 흔들어 대던 시위대가 의사당을 에워싸기 시작한 때가 오후 1시경이었다. 의사당 전면을 배경으로 시위대가 계단에 올라 깃발을 흔드는 사진이 바로 이때 촬영된 사진들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바이든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시위대의 해산을 종용함과 동시에 트럼프를 맹비난했다.

그와 동시에 메릴랜드 주지사는 주 방위군의 출동을 명령했다. 몇 분 간격으로 정치인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유력 정치인들은 SNS 또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평화적 시위를 촉구했다. 트럼프 역시 트위터를 통해 평화적 시위를 부탁하고 가급적 집으로 돌아갈 것을 호소했다. 의사당으로 향하는 모든 길목이 차단되었고 지하철 역시 운행이 중단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산발적이었고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험악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오후 2시경 한 시위 대원이 펜스 부통령의 집무실을 무단으로 침입한 후 취임식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였다. 누군가가 의사당을 점거해야 한다고 격양된 소리를 외치며 시위대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시위대가 굳게 걸어 잠근 의사당 정문으로 몰려갔고 다급해진 경찰이 최루탄을 쏘아댔다. 뭉게구름처럼 의사당 정면에서 최루탄이 피어오르는 사진이 찍혔던 시각이다.

대략 오후 2시 30분, 곧이어 성난 시위대가 의사당 정문을 부수고 회의가 진행되고 있던 의사당으로 난입했다. 이 와중에 시위대 중 여성 한 명이 경찰이 발사한 총에 사망했다. 곧이어 의사당은 시위대에 의해 점령당했다. 오후 3시가 다 되었을 때였다. 같은 시각에 관록의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 연방 상원 의장은(공화당) 의장의 지위와 역할로서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시위대를 향해 그리고 국민을 향해 쉴 새 없이 많은 말을 쏟아냈다.

시위대가 노린 것은 연방 상원과 하원이 한자리에 모여 차기 대통령을 형식으로 선출하는 의회 의식을 방해하고 정통성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보기 좋게 성공한 것 같다. 비록 몇 명의 희생자(경찰 포함 4명)가 발생했으나 그들이 전달하고자 메시지는 극적으로 전 세계에 타전되었다. 마치 이것은, 이전부터 불거져 오던 연방 붕괴의 첫 조짐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한다(관련 기사: 승리 갈취당한 트럼프? 바이든 "민주주의 공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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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사당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원형 홀에서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의 난입으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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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안이 아마 평범한 미국인이 느끼는 공통의 감정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불안 심리는 증시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전날(6일) 오전까지만 해도 증시와 바이든 정부의 출범으로 약간 들떠있던 상태였었다. 그러나 시위대의 의사당 점거 소식이 들려오면서 증시는 싸늘하게 식었고 이자율은 덩달아 하락했다. 오늘(현지시각 1월 7일) 아침까지도 증시와 이자율은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충격이 꽤 컸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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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국가 시스템의 붕괴였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의회 의사당이 자국민에 의해 폭력적으로 점거당한 사건에 주목했다. 연방제도의 붕괴를 가장 우려했다. 시위대의 다수는 과거 시민전쟁 당시 남부군이 사용했던 남부연합군 깃발을 흔들어댔다. 이미 남부 지역 상당수가 연방의 붕괴를 공공연히 외치고 있었으므로 그곳 출신의 시위자들이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행태라 볼 수도 있겠지만,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그 깃발이 휘날린 것은 상징성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시위대 중 일부는 "우리는 승리했다"라고 외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만약 다른 나라였다면, 이런 종류의 의사당 점거가 일어났다면 반역죄에 해당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전복을 획책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전쟁 당시 남부군은 연방에서의 탈퇴를 선언했고, 독자적인 국가를 수립하려고 했다.

한편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을 점거하던 와중에 경찰의 총격으로 희생된 31세의 애슐리 배빗을 보자. 그는 트럼프 지지자로, 퇴역 군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언론에서는 백인 시위대가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음에도 백인 사회가 동요하지 않는 것에 주목한다(관련 기사: 흑인시위는 폭력진압하더니... 의사당 난입은 봐주기?). 흑인이 사망했을 때와는 왜 이렇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필자도 궁금해지기는 마찬가지다.

각국 정상들도 우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은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인정받고 있었다. 일부 정상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은 지난 역사에서 민주주의의 귀감이었다"라고 찬사를 보내면서도 망가져 가는 모습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동맹국에서 보내는 우려감은 헌정 질서의 파괴다. 자국에 전달될 파급 효과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아울러 미국이 망가져 갈 때 초래할 경제 파탄이 내심 걱정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우려할 만큼 쉽게 망가지게 될까? 아무리 사태가 엄중했더라도 빠르게 수습될 것이고 시민들도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아마도 취임식 이후 정치와 사회는 정상적인 패턴으로 되돌아갈 것을 확신한다. 상처가 깊어졌고 균열이 분명하게 보였다는 게 문제다. 이전까지 미국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사회는 균형 있는 조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었다. 그러나 그 신화는 허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미국의 실체는 수많은 상처와 수많은 균열로 가득한 거대한 집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언론엔 잘 다뤄지지 않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속내

소요사태가 엄중해서 그런지 언론에서 희생자와 시위대의 성격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들은 소위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그렇다.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빨간색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트럼프 지지 티셔츠를 입고 성조기를 흔든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이 백인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백인 중에서도 경제적 하층에 속하는 백인이다. 백인과 트럼프 지지자라는 이미지를 벗겨내면, 대부분이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소외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국 이래 지금까지 소외된 백인은 말없이 묵묵하게 자기 목숨을 연명해가며 살아왔다. 1~2차 세계대전에서도 묵묵히 총알받이 역할을 담당했다. 목숨값으로 받아낸 연금이 삶을 연장하는 동아줄이었다. 한국전쟁에서도 베트남 전쟁에서도, 아프간 전쟁에서도 그들의 역할은 같았고 이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일반인이 생각하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빈곤은 대를 이어 세습되고 있다. 그들이 누를 수 있는 문화적 혜택도 극히 제한적이고, 대다수가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신음하고 있다. 생활의 모든 것이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들 눈에 상대적으로 소수계 인종들이 누리는 경제적 안정은 눈엣가시다. 백인으로서 누리던 상대적 우위도 이미 상실한 지 오래다. 그들이 트럼프를 택한 것은 그의 인물 됨됨이 때문이 아니라, 그가 화풀이와 분풀이의 구실을 구체화시켰기 때문이다. 지배계급이 교묘하게 그들의 심리를 이용한 측면이 강하다. 만약 분노의 배출구를 현실화시켜주지 않았다면 이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소요를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과연 미국에 그들이 꿈꾸는 것처럼 온전한 백인우월주의 정권이 들어서면, 안정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트럼프의 정치적 생명은

수많은 사람이 트럼프 개인의 탐욕과 무지를 비판한다. 필자 역시 그가 보여준 리더의 자질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저 2~3류 정치인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할까. 그러나 한 가지만큼은 기억하고 싶다. 트럼프는 미국 정치의 허구와 속살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듯하다. 그게 만약 의도한 것이라면, 이러한 그의 역할과 소신에 박수를 보낸다.

같은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그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비판하는 대다수의 정치인이 과연 트럼프보다도 자질이 뛰어날까? 아마도 임기 4년 내내 또는 후보 시절까지 합쳐 정치인으로서의 전 기간 동안, 그는 기성 정치인과 그들만의 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를 따른다는 시위대의 의사당 점거 사태로 어쩌면 트럼프의 정치적 생명은 여기까지 일수도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의 응석을 받아주기에는 부담이 너무도 크다.

일각에서는 제3의 당을 꿈꾸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 사실 많은 사람이 제3의 당을 기다리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제3당은 항상 주목받아왔다. 다만 지금까지 제3당이 기회주의자의 정치적 등용문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만약 트럼프가 제3당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전과 전혀 다른 모양새를 띄게 된다.

그는 대통령을 역임했고 지지층이 견고하다. 그가 만일 양당체제를 허물기 위한 커다란 정치적 대안을 품고 있다면 그래서 그 모험이 성공한다면 미국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미국인들에게는 미우나 고우나 트럼프의 모험을 지켜봐야 할 숙명이 주어진 것 같다.

김영석 기자(youngkimjournal@gmail.com)

2020시즌 두산의 플렉센은 8승4패, 평균자책점 3.01를 올리고 KBO 리그 외국인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누가 제2의 플렉센이 될 수 있을까"

2020시즌의 크리스 플렉센(두산)은 KBO 리그에서 단 한시즌 동안 강력한 인상을 주고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로 금의환향했다.

플렉센은 2019년 뉴욕 메츠에서 지명할당된 뒤 KBO 1년차 외국인선수에게는 상한선인 총액 100만달러에 두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21게임에 나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01. 시즌 전체를 보면 썩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다.

규정이닝(144이닝)에 30이닝 가까이 모자라는 116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고 승수도 20승을 올린 라울 알칸타라(두산)를 비롯해 드류 루친스키(NC·19승5패), 케이시 켈리(LG),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댄 스트레일리(롯데·이상 15승)에는 한참 못미쳤다. 10승 이상을 올리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외국인투수 4명에도 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렉센은 2020시즌 외국인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플렉센이 초중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10월 5게임에서 4연승으로 평균자책점 0.85,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탈삼진 퍼레이드를 하며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데다 1994년생으로 20대라는 젊은 나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2021시즌 KBO 리그에 20대 외국인 투수들이 몰려왔다. 그것도 1년차 상한선인 총액 100만달러를 받고서다.

올해 총액 100만 달러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는 SK의 윌머 폰트를 비롯해 지난달 25일 KIA 유니폼을 입은 다니엘 멩덴, 그리고 8일에 두산이 워커 로켓이 그들이다. 공식적으로 지난 5일 LG가 영입한 앤드류 수아레즈는 총액이 60만달러(계약금 20만, 연봉 40만달러)라고 발표가 했지만 이적료까지 포함하면 1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폰트만 31살이고 수아레즈까지 포함하면 3명이 모두 20대 후반들이다. 2021시즌 KBO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도 될 젊은 나이들이다.

일단 나이만을 놓고 가능성을 따져보면 28살의 멩덴과 27살의 워커 로켓이다.


2021시즌 KIA의 애런 브룩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다니엘 맹던
이미 지난해부터 KBO 복수의 구단이 영입을 타진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던 다니엘 멩덴은 우완 정통파로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동안 뛰었다. 2016년부터 2020시즌까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통산 60경기에 나서 17승 2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6시즌 동안 30승 1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4였다.

2020년 2월 우측 팔꿈치 관절경 수술로 출장을 하지 못했지만 심각한 수술이 아닌 시술 수준이어서 몸 상태에는 큰 무리가 없고 맷 윌리엄스 감독, 애런 브룩스와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함께 뛴 인연도 있어 KBO 리그에 빠른 적응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멩덴은 와일드한 투구 폼을 바탕으로 한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패스트볼의 구위가 빼어나고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의 안정적 제구력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올시즌 애런 브룩스와 함께 KIA의 원투펀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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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2020시즌의 플렉센 역할을 대신해 주기를 기대하며 총액 100만달러에 영입한 워커 로켓
플렉센을 대신할 선수가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는 워커 로켓은 키 196㎝, 몸무게 102㎏ 건장한 체격으로 쓰리쿼터형 우완투수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선발과 중간 투수를 오가며 통산 20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7.67을 기록했으나 마이너리그에서는 붙박이 선발로 114경기 28승 31패, 4.11의 평균자책점으로 준수한 성적이다.

빠른 공의 최고 시속은 2020시즌 20승을 올리며 일본으로 진출한 알칸타라와 비슷한 154㎞에 이르고 싱커와 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뛰어나다. 특히 싱커는 메이저리그 평균에 비해 10㎝, 체인지업은 최고 12㎝이상 더 낙차가 크다는 통계가 있어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가 공을 들여 영입한 좌완 수아레즈는 샌프란스시스코 자이언츠가 공을 들여 키운 투수다.
올해 만 29살이 되는 수아레즈도 눈여겨 봄직하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접촉할 때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거쳐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선수와 사전 접촉을 의미하는 탬퍼링(tampering) 경고까지 받을 정도로 국내 구단들이 탐을 냈던 수아레즈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2라운드에서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그만큼 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공을 들여 키운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3시즌 동안 56경기 등판해 202⅔이닝을 던지며 7승15패, 평균자책점 4.66이며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83경기에서 30승 24패, 평균자책점 3.62, 탈삼진 376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수아레즈는 좌완투수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어 2016년 스캇 코프랜드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데이비드 허프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허프는 2016년 7월 8일에 LG에 입단한 뒤 후반기 13게임에서 7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KBO 리그는 기회의 땅이다. KBO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 일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020시즌의 플렉센처의 뒤를 이을 외국인 투수는 과연 누가 될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제공 | 부산 아이파크
제공 | 부산 아이파크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2021시즌 K리그2에서 다시 승격에 도전하는 부산 아이파크가 골키퍼 진필립을 영입했다.
부산 구단은 8일 진필립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은혜중~한마음축구센터를 거쳐 중원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입단했다고 밝혔다. 진필립은 키 187cm, 몸무게 80kg의 골키퍼로 중학교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골키퍼로 포지션을 전향한 이력을 지녔다.

진필립은 “부산은 K리그에서 전통이 깊고 팬 층이 두터운 구단이다. 이런 팀에서 프로를 시작하게 돼 기쁘다. 경험이 많은 형들의 장점을 배우고 내가 지닌 능력을 키워서 새로운 유형의 골키퍼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은 U-22 자원인 진필립 영입으로 기존 최필수, 4월 전역을 앞둔 구상민과 추가 골키퍼 영입으로 4인 체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알렸다. 페레즈 감독은 “진필립은 잠재력이 매우 풍부한 선수다. 프로에서 기본기부터 차근차근히 배운다면 골키퍼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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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방송 캡처


[헤럴드POP=천윤혜기자]배우 손현주가 과거 소곱창 식당을 운영했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지난 8일 방송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는 손현주가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홍성을 방문한 허영만과 손현주. 허영만은 손현주를 보더니 "정우성씨처럼 아주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 않냐"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손현주는 "나름 사람들이 보면 완전 떨어지진 않는다고 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소머리국밥부터 굴국밥, 국물회, 해물백반 등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허영만은 손현주에게 "멜로를 해본 적이 없지 않냐"고 질문했다. 이에 손현주는 "주로 바람피우는 남편이나 말썽 피우는 사위 역할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최근 '백반기행'에 출연한 고두심이 언급됐고 손현주는 "내가 좋아하는 분"이라며 "설정만 잘 이뤄지면 50대 연하남과 60~70대의 여자의 사랑을 해보고 싶다. 요즘 같은 사랑이 아니고 다소 애틋한 사랑이 될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허영만은 "멋지다"며 감탄했고 특별출연을 해달라는 말에 "고두심을 사랑하는 원래 애인 역할과 약간의 삼각관계. 거기에 손현주의 원래 애인"이라는 막장급의 전개 설정을 덧붙여 폭소를 유발했다.

손현주는 또한 과거 소곱창 식당을 운영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89년도에 아는 형님하고 가게를 운영했었다"며 "그때는 곱창이 대중적이지 않았다. 곱창 할 때가 아니었는데 곱창을 해서 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 천 원 빼먹기가 힘들더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손현주는 과거 경험 때문인지 수준급의 고기 굽는 실력을 뽐냈고 허영만은 "고기 잘 굽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유쾌하면서도 솔직했던 손현주의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명품 배우의 소박한 입담이 빛난 시간이었다.
popnews@heraldcorp.com
20일 바이든 취임식 어떻게 달라지나
코로나 확산 우려 초대받은 손님만 참석
초대장 과거 20만장서 1600장으로 줄여
연방 상·하원의원+의원 1인당 1명 초대
실내 무도회·취임 축하 연회는 모두 취소
선서·연설 등 주요 행사는 식장에서 진행
의사당∼백악관 가두행진 사실상 없애
바이든 근처 앉는 인사들은 코로나 검사
클린턴·부시 前대통령 참석 여부 안밝혀
대선 불복 고집 트럼프 끝까지 불참 예상
지지자들 별도 취임식 강행할지 불투명


버락 오바마 취임식(2009년)
미국에서 4년마다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은 단순한 선서식이 아니다. 미국은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 선거의 신성함과 민주주의 역사와 전통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한다. 특히 정권교체 때 열리는 새 대통령 취임식에는 신·구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해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선거전 당시의 갈등과 앙금을 뒤로하고 새 출발을 다짐한다.

그러나 오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거행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일반 국민의 행사장 참석을 배제한 채 최소한의 초대받은 손님만 참여한다. 전통적인 새 대통령의 가두행진이나 축하 공연 또는 파티 등이 일부 또는 모두 생략되고, 최소한의 행사만 화상으로 진행된다.

물러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다가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점거 사건을 계기로 평화적 정권교체 협조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취임식에 불참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만 참석할 예정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DC에서 ‘100만 민병대 대회’를 개최해 바이든 정부 출범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과거와 달리 어떻게 진행될지 점검해본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을 취임식

미국에서 대통령 취임식은 4년마다 열리는 전 국민 축제다. 이 축제는 미국 일반 국민 모두에게 열려 있고,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이 있는 워싱턴DC는 취임식 전후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특수를 누린다.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취임식에는 최소한 100만명 이상의 일반 국민이 참석해 최초의 흑인 대통령 시대의 개막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일찍이 미국 국민에게 “취임식 현장에 오지 말고, 집에서 텔레비전 중계를 보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은 대부분 화상으로 진행된다. 실내에서 열리는 무도회와 취임 축하 연회는 모두 취소됐다.

그렇지만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통에 따라 대통령 취임선서 및 연설 등 주요 행사는 과거처럼 국회의사당 서쪽 광장에 마련된 취임식장에서 진행된다. 취임식이 끝난 뒤 새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서 백악관까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이동하는 가두행진은 사실상 없을 전망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은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무개차의 뚜껑을 열고 나와 연도의 시민들에게 인사하거나 일정 구간에서는 차에서 내려 걸으면서 시민들과 악수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군중을 모이게 하지 않고 백악관으로 이동하는 역사적 모습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이번 취임식 주제는 ‘우리의 확고한 민주주의, 보다 완벽한 합중국을 다지며’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이 원천적으로 부정선거였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도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이런 이유로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 취임식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이를 집권 초반 국정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주요 행사를 화상으로 치르면서 취임식 열기를 살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바이든 당선인 입장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 과제여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취임식을 치르기로 했다.

바이든 당시 부통령 취임 선서(2009년)
◆물러나는 트럼프의 ‘불참’ 풍경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조연’은 당연히 떠나는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연 역할을 걷어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참석할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그가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미국에서 새 대통령 임기는 1월 20일 정오에 시작된다. 물러나는 대통령은 새 대통령 부부를 취임식 날 오전 백악관으로 초청해 백악관을 소개하는 행사를 한다. 떠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을 백악관 건물 앞까지 나와 맞아들이고, 백악관 집무실 옆 접견실 벽난로 앞에서 나란히 앉아 환담한다. 이때 물러나는 퍼스트레이디는 새 퍼스트레이디에게 백악관 내부를 보여주고,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신·구 대통령은 그런 다음에 별도의 승용차를 타고, 취임식장으로 함께 떠난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날 의전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취임식 일정을 짰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불참하면 미국 역사상 네 번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앞서 1869년 율리시스 그랜트 새 대통령 취임식에 앤드루 존슨 당시 대통령이 불참했다. 그랜트는 자신의 탄핵을 주도했던 존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해 취임식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애덤스와 존 퀸시 애덤스도 각각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했으나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다며 별도로 ‘집권 2기 취임식’을 화상으로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이를 강행할지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에 평화적 정권교체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에 형식상 2명의 대통령이 취임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장 주변에서 대규모 시위를 하거나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참가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바이든 취임식에는 누가 오나

미국의 전직 대통령 부부는 전통적으로 취임식장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모두 취임식에 직접 참석할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불참을 확정했다.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장에는 현재 1600석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연방 상하 양원 의원은 1명의 손님만 초대할 수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전통적으로 약 20만장의 초대장이 뿌려졌다. 이 티켓은 상·하원 의원실이 배포해왔다. 대법원장을 포함한 9명의 연방대법관은 전통적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왔고, 이번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윌밍턴=AFP연합뉴스
바이든 취임식 준비위는 축하 합창단을 초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3군 군악대 등 참석 인원도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취임식장 참석자의 좌석은 멀리 떨어뜨려 놓았고, 참석자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 부부 근처 좌석에 앉게 될 인사들은 모두 행사 참석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일반 시민도 취임식장 근처에서 취임식을 지켜볼 수는 있다. 그러나 경찰관 등을 동원해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도록 할 계획이다.

새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면 국회의사당에서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오찬을 한다. 이는 1897년부터 계속된 전통이다. 이 만찬에는 200명가량의 의원이 초대를 받는다. 이번에도 관행대로 오찬을 하되 참석 인원을 대폭 줄여 테이블당 참석자를 2명가량으로 제한하려 했으나,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멎지 않자 오찬 행사를 아예 취소해버렸다.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의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과정에서 공화당이 분열됐고, 대선 승복을 주장한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미 의회가 대선 선거인단 개표 인준을 할 때 이의를 제기했거나 이에 동조한 공화당 의원들은 취임식 참석을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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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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